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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애 고민 글에 "헤어져라"라는 댓글이 많은 이유
    썸에서 연애까지 2022. 2. 16.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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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타인의 연애 고민을 들었을 때 가장 하기 쉬운 답이 바로 "헤어져"이다.
    이를 증명하듯 각종 커뮤니티에 연애고민이나 사연을 보내면 대다수 "헤어져"라는 댓글이 남아있다.

    데이트 폭력이나 너무나 명백한 이별 사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더라도 사소한 연애고민에 이러한 댓글이 남는 이유는 무엇일까?

    '원래 그런 사람'이라고 판단

    사람에게는 뿌리 깊은 편향이 하나 있다. 이러한 편향은 '근본적 귀인 오류'라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근본적 귀인 오류란, 어떤 사람의 행동에 대해 그 원인을 찾을 때 그 사람이 처한 조건이나 상황을 보기보다 그 사람의 기질이나 성격을 통해 설명하려는 경향을 보이는 오류이다. 즉, 다른 사람의 행동에 대해 원인을 추론할 때 '원래 그런 사람'이라고 판단을 내리는 것이다.

    이러한 오류를 단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미국 프린스턴 대학 연구진은 사람들이 곤경에 처한 타인을 보고 어떻게 반응하는지 실험해 보았다.

    실험 대상자들이 지나가는 길에 노숙자를 배치하여 사람이 지나갈 때마다 기침을 하거나 끙끙 앓는 신음 소리를 들려주었을 때, 어떤 이들은 노숙자를 돕기 위해 발길을 멈췄고, 또 어떤 이들은 그냥 지나쳐버렸다.

    같은 광경을 포착하고도 이들이 다르게 행동한 이유는 뭘까?
    도와준 사람은 착한 사람이고, 지나친 사람은 나쁜 사람일까?

    상황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반응

    아니다. 이 실험을 시작할 때 실험의 대상이 된 사람들에게 각기 다른 상황조건 부여해 두었기 때문이다.

    실험의 대상이 된 사람들은 장래 목사가 될 신학대학원생들이었다. 사전에 연구진은 이들에게 근처 건물에서 간단한 즉석 설교를 요청하였으며 일부 대학원생에게는 '늦었으니 서둘러달라'라고 말한 반면 일부 대학원생에게는 '여유가 있다'라고 하였기 때문이다.

    '여유가 있다'라는 말을 들은 원생들은 무려 63%가 노숙자를 돕기 위해 멈춰 섰지만, 반면 '늦었다'라는 말을 들은 원생 중 노숙자를 도운 사람은 10%였다.

    그렇다면 노숙자에게 도움을 주는 선택은 착한 사람과 나쁜 사람으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급한 사람과 여유가 있는 사람으로 나누어 보는 것이 더 정확하지 않을까?

    '내로남불'의 심리

     

    현대사회에 흔히들 사용하는 신조어에 '내로남불'이란 말이 있다. 이는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을 줄여 이르는 말이다. 한마디로 사람들은 상황을 과소평가하고 본질을 과대평가하는 편향이 있다는 것이다.

    좋은 행동을 하는 사람은 선한 본질이, 나쁜 행동을 하는 사람은 악한 본질이 있다고 믿어버리기 때문에 단편적으로 행동 한두 개만을 보고 마땅히 헤어져야 할 '본질'을 가진 사람으로 판단하게 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편향은 유독 자신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사람은 본인 스스로가 가끔 나쁜 행동을 하더라도 상황과 조건을 더욱 크게 평가하기 때문이다.

    무례하거나 이기적으로 굴고 나서도 '그땐 내가 예민한 일이 있었지'와 같은 이유로 스스로를 합리화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 자신에겐 나쁜 행동을 했다고 해서 본질이 나쁜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헤어져"라는 답 대신 어떤 위로를 할 수 있을까?

    쉽게 헤어짐을 결정할 수 있었다면 애초에 고민 상담 같은 걸 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세상에는 절대로 가벼운 인연은 없으며 제3자가 "헤어져"라는 말로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는 관계 따윈 없다.
     
    고민하는 당사자가 처한 조건과 상황을 공감하기 위해 노력하고, 섣불리 누군가가 나쁜 사람이라는 결론을 내리지 않아야 한다.

    만약 내 주변 지인이 나에게 진지하게 연애 상담을 이야기한다면, 혹은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남의 연애 사연을 읽게 되었다면 헤어지라고 충고하기 전에 한 번만 더 상대방을 헤아려 보자.

     


    사진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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